저녁 노을



어느 가슴이 타서
저리 핏빛일까요

논둑길 좁은 들을
마른 숨으로 달려온 그리움
여름 저녁의 풀잎만큼이나
촉촉한 사랑이
잠겨 있네요

옥수수 익는 내음에
잡은 손 뿌리치지 못한 수줍음
강가에 소록소록 자라던
모래알의 꿈으로
누워 있네요

옥수수 익는 내음에
잡은 손 뿌리치지 못한 수줍음
강가에 소록소록 자라던
모래알의 꿈으로
누워 있네요

거두기엔 너무 뜨거운
물살처럼
여리게 넘쳐나는 날들이
나래 펴지 못한 채
깃 속에 숨었습니다

차가운 불덩이 하나
숨을 거두고
고개 숙여도 속눈썹이 젖는 것은
아마도 곧
별이 오는 모양입니다


| 가을 칠장사
| 송내역에 내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