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닷가

겨울 바닷가

 

 

그랬다. 늘 그곳은 남의 손이 닿아있는 듯 낯설고 두려웠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의 검은 속눈썹이나 그 눈에 들키지 않으려는 듯 솟구치다 추락하고 추락하다 다시 솟아오르는 갈매기의 음흉한 날개 짓도 무서웠다.

 

무량한 시간들이 수평선 위에 기억을 풀어 놓고 손짓하면 손짓만큼 고개 저으면 저은 만큼 돌려주는 인색한 추억도 맘에 들지 않았다.

 

바위를 치는 바람, 바람을 깨부수는 바위 모두 다 빈 그물만 건진 채 추위에 표류하고 있는 저 작은 배에는 관심이 없고 황량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붉은 저녁만 삼키려하는 욕심이 싫었다.

 

조금 떨어진 저쪽, 모래밭에 발을 묻고 숲을 이룬 키 낮은 해송들 우리 집 뒤울안에 잠든 어둠을 꺼내 오는 듯 적적함이 또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무섭고 두렵고 내키지 않는 이 겨울 바다가 왜 자꾸 나를 물러내는 것이며 나는 왜 그 두려움에 마음 뺏기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하며 오래 혼자 서 있는 겨울 바닷가, 나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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