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동의 시는

김승동의 시는 언제나 차분하다. 낮게 흐르고 따뜻하며 아름다운 슬픔이 묻어 있다.
때론 격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용서와 사랑을 바닥에 두고 있다.
그의 시는 한 폭의 수채화 같기도 하고 뜨거운 연애편지 같기도 하며 추억 어린 한 장의 흑백사진 같기도 하다.
또 그의 시는 무엇인가 늘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가슴 한구석 허전하고 쓸쓸한 외로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이는 그가 살아온 가난한 시대와 고향의 포근함 그리고 어린 시절을 어머니와 함께 외가댁에서 보낸 남다른 그의 유년이 깊이 배어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의 시는 이 시대를 사는 보통 사람들 특히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아름다운 결핍』이라는 그의 시집 제목처럼 부족함이 결코 불행이 아니며 생활 속의 작은 아름다움이 곧 희망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겠다.

여기 첫 시집 『아름다운 결핍』에 보내준 문우들의 격려 편지를 정리해 올린다. 아마 더욱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김시인에게 쉼 없는 정진을 부탁한다.


참 아름다운 시들이었습니다. 콧날이 시립기도 하고 가슴이 물 젖어 가는 솜처럼 무거워지기도 하고, 그 아름다운 정서에 호감이 갑니다.
첫 페이지의 '어딘가에서 올지도 모를' 시를 읽으면서 막연하고 슬픈 기다림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청바지' 참 아프더군요.
-- Y --

아름다운 결핍,
네, 끝내 아름다움을 펼쳐내지 못하는 우리네 삶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잎도 없는 가지에 송이송이 피어오른 /눈물 같은 봄의 시위 /언제나 문득 다가서는 환영처럼 /준비 없는 마음 또 허둥댑니다.>
너무도 쓸쓸했는데 얼마나 멋지게 다가오는지요. 눈부신 삶 가운데 있음이 고마워서겠지요.
-- J --

<문닫은 우체국 소인이 찍힌 /투두둑 /봉투 뜯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아직도 그 풀 이름은 모르고 /왜 해마다 다시 돋아 자라는지도 모른다>
<머리에 반짝이는 하얀 새치가 이쁜 아내>
<아버지의 거친 손바닥이 /어른들은 다 그런 줄 아는 /-- / 맞은 편 37평 아파트와 줄 따로서는>
<6월 낙산사는 가지 말일이다 / -- / 영영 돌아오지 못한 사람 한둘이 아니다>
예전에 한 친구가 시를 읽고 울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왜 우느냐"구요. 속으로 "헤픈 감상 집어치우라고"성질도 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금기(?)를 깼습니다. 큰 소리로 읽고 눈물을 쓸어 내렸습니다.
-- O --

아름다운 결핍, 숱한 날들의 속살이 묻어 난 아픔들이 조각처럼 새겨진 시집입니다. '도촌리의 초가' 서러운 우리가슴을 붙박이로 지키고 있는 겨운 그리움, 내 어머님 품속같이 돌아가 보고 싶은 곳, 정말 아름다운 시예요.
<어머니, 미리내 마을, 우리 집 고도> 훗날 되돌아보면 미여지게 아픈 그립고 행복했던 때로 기억될 것입니다.
<신도시 첫날, 아내의 청바지> 돈 주고 살수 없는 귀중한 마음의 재산들입니다.
-- C --

삶의 과정 속에서 진실과 마주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참 좋다'라는 느낌의 시들을 접으며 읽기 시작했는데 <참 그리운 저녁, 풀, 늦봄에, 아내의 청바지, 미리내 마을, 낙산사...> 너무 많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잡풀 속에서 고개를 내민 한 송이 들꽃 처럼 눈물겹도록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 K --

오랜만에 시다운 시를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상상력과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참 그리운 저녁, 늦봄에, 도촌리.., 연인, 봄은, 미리내 마을, 청호동의 아침> 이런 시들이었습니다. 좋은 시는 무엇보다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고백적인 솔직성이 돋보였습니다.
-- H --

<감나무 잎 진 가지에 매달린/ 그리움 다라/ 어머니 창백한 눈길이. 빈 마당에 머무는 곳/>
산골마을에 위치한 고향의 향수가 제 갈 길을 잊게 하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읽다가 내릴 정거장을 훌쩍 지나고도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했습니다.
-- 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