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
| 관리자 | 2006-06-22 오전 12:18:09

더러는,

젖은 하늘도
싫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거추장스럽기만 한 우산도
일부러 들고 나와 활짝 펴보고도 싶고
건너편 찻길에서
물벼락이 날아와도
즐거운 소동이 될 때가 있습니다.

사무실 현관에 들어서
우산을 접고 신발을 털다보면
양말 속까지 축축한 물기에
짜증날 법도 한데
오늘따라 자판기의 커피향이
더욱 구수하기만한 날이 있습니다.

유리창 가득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아도
갓 구운 비스켓이 습습해 보여도
참 기분 좋은 날이 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숨이 멎을 듯
손끝만 닿아도 가슴이 터질 듯한
그이를 만나는 날
오늘은 하늘이 젖어도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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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날마다 하늘이 젖습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약속 만드시고
잠시 황홀한 사랑에 빠져 보십시오.


시가 있는 간이역
김승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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