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르지아
우리 집 화분의 후르지아가 오늘 아침 연두 빛 꽃대를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봄 무슨 마음에선가 늘어선 길가 꽃집에 들러 아무생각 없이 사들고 들어왔던 화분인데 그 노오란 꽃이 지고 나선 한 번도 눈길 주지 않았었습니다만 서운하지도 않은지 엄동설한 베란다 구석에서 보낸 아픔도 잊은 채 싱싱하고 푸른 줄기를 자랑하며 힘찬 꽃대를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새삼 미안하기도 하고 참으로 사랑스럽기도 하여 돌아온 아내를 만나듯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이제 이 푸른 꽃대가 꽃망울을 만들고 노란 꽃잎을 활짝 피우게 되면 지난봄과는 다른 나의 새 봄도 활짝 피어나겠지요. 그때 여러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십시오
시가 있는 간이역 김승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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