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 그의 이름 같은 *** 
 
  저렇게  가슴이 부풀은 가지사이로  촘촘히 내리던 봄비가 있었다  젖은 온돌방 아랫목에서 이불깃을 끌어안고  속으로만 그의 이름을 쓰던...  우산을 쓴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분주함이란 찾아 볼 수 없는  단발머리 같은 봄비가 
  어차피 당도하지 않을 가슴앓이가  강을 이루고 증류된 생각들이 향기도 없이 빗물에 젖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있었다  며칠 지나면 의례 새싹이 움트고  주책없이 여기저기 철쭉이 몸을 풀던  그 봄 
  오늘  창 밖 가로수 키가 자라  전깃줄에 매인 물방울에 입맞추며  간간이 나누는 얘기가 봄비일 성싶다  아직도 분주함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비 지나도  내겐 언제나 새순이 움트지 않던  말라 버린 가슴에  이제와 뿌려질 그의 이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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