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허상
| 관리자 | 2011-08-23 오전 10:49:33
여름의 허상


김 승 동


여름엔
우산을 준비하지 마십시오
어쩌다 시커먼 먹구름이 용틀임을 치며
머리 위를 맴돌아도 두려워 마십시오
그렇다고 햇빛이 쨍쨍한 정오에
가로수 그림자 징검다리를 만드는 하늘 또한
너무 믿지는 마십시오
알 수 없는 허상일 뿐입니다

그러다
성질더런 사내처럼 포악한 빗줄기가 내리 쏟아져도
흔들리거나 피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누구에겐가 선택된 사람, 오히려
꿋꿋하게 그 짜릿한 절망을 즐기십시오
가급적 오래 축축한 물기를 경험 하십시오
금방 말라버릴 가슴
그러나 아쉬워 마십시오

어차피
사랑은 그렇듯 무자비하게 당도하였다가
비갠 뒤 혼자 든 우산처럼
겸연쩍게 사라지는 것이거늘
여름엔 우산을 준비하지 마십시오


-------------------------------------------------

간이역 가족여러분!

젖은 이불같던 날들이 지나가고
모처럼 햇살이 듭니다.
누군가의 입김 같은
조금은 숩기를 머금은 바람이
가슴에 스밉니다.
그래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 여름을 보냅니다.
행복하십시오.

김승동 드림

| 정오의 풍경
| 북한강에 가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