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허상
김 승 동
여름엔 우산을 준비하지 마십시오 어쩌다 시커먼 먹구름이 용틀임을 치며 머리 위를 맴돌아도 두려워 마십시오 그렇다고 햇빛이 쨍쨍한 정오에 가로수 그림자 징검다리를 만드는 하늘 또한 너무 믿지는 마십시오 알 수 없는 허상일 뿐입니다
그러다 성질더런 사내처럼 포악한 빗줄기가 내리 쏟아져도 흔들리거나 피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누구에겐가 선택된 사람, 오히려 꿋꿋하게 그 짜릿한 절망을 즐기십시오 가급적 오래 축축한 물기를 경험 하십시오 금방 말라버릴 가슴 그러나 아쉬워 마십시오
어차피 사랑은 그렇듯 무자비하게 당도하였다가 비갠 뒤 혼자 든 우산처럼 겸연쩍게 사라지는 것이거늘 여름엔 우산을 준비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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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가족여러분!
젖은 이불같던 날들이 지나가고 모처럼 햇살이 듭니다. 누군가의 입김 같은 조금은 숩기를 머금은 바람이 가슴에 스밉니다. 그래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 여름을 보냅니다. 행복하십시오.
김승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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